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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두막 (5분에 책 두권 막 읽어주는 목사) Reading Pastor

오두막 133번째 이야기 - '코로나바이러스 기간에, 오늘 하루만이라도' (Fire On Logic)
오늘 소개하는 일반서적은 황동규의 '오늘 하루만이라도'이고, 신앙서적은 헬무트 틸리케의'현실과 믿음 사이' 입니다.
먼저 소개하는 ‘오늘 하루만이라도’는 시집으로서 서울대학교의 명예교수인 황동규시인의 유고집에 들어갈 공산이 큰 책입니다.
“마지막 시집이라고 쓰려다 만다. 앞으로도 시를 쓰겠지만 그 시들은 유고집에 들어갈 공산이 크다는 건 맞는 말이다. 그러나 내 삶의 마지막을 미리 알 수 없듯이 내 시의 운명에 대해서도 말을 삼가자.” (p.10)
시집 제목에 따라 적어진 시 두편을 간략하게 적어봅니다.
‘오늘 하루만이라도’
“은행잎들이 날고 있다… 나뭇잎은 대게 떨어지기 직전 결사적으로 아름답다… 그래, 그나 나나 다 딸어지기 직전의 나뭇잎들!... 오늘 하루만이라도 내 집 8층까지 오르는 층계 일곱을 라벨의 ‘볼레로’가 악기 바꿔가며 반복을 춤추게 하듯 한 층은 활기차게 한 층은 살금살금, 한 층은 숨죽이고 한 층은 흥얼흥얼 발걸음 바꿔가며 올라가보자.” (pp.16-17)
너무 아름답지 않습니까?
‘마지막 시집’은 아니지만 ‘유고집’에 들어갈 공산이 큰 시의 진솔함이 이제 50중반을 넘어가는 저로서도 느껴져 옵니다.
‘두물머리 드라이브’
“코로나바이러스 땜에 내내 집콕, 읽은 신문 다시 읽고 무작위로 오디오 틀어놓고 뒹굴다가 오늘 오후, 반가운 후배 하나가 일부러 차를 끌고 와 두물머리로 드라이브 나갔다… 종이 판지에 ‘찻집’이라 적은 조그만 카페에 들렀다. 아직 약간 추운 뜨락 탁자에 마스크 벗어놓고 둘이 마주 앉아 따끈한 생강차 마시며 전화로 하면 고딕체가 될 말들을 한 시간 동안 편하게 행서체로 주고받았다... 어디서 흘러오는지 어디로 흘러가는지 모르게 된 나날 가운데 이 하루, 무지개 같다.” (pp.40-41)
이 시는 코로나바이러스 기간에 쓰셨던 글이라서 그런지 아름답다 못해 가슴에 저미어옵니다.
이 두 시 만을 두고서도 저는 77세 대학교수직을 은퇴한 시인의 ‘현실과 믿음사이’에서 교차되는 감정을 읽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사실 그분의 산문을 보면 펼쳐진 글을 통해 ‘교수직과 시인’ 이중직을 갖고 살아온 것에 대한 회고를 볼 수 있는데 다음과 같습니다.
“나는 운이 좋아 서울대 교수가 될 수 있었으나 차차 교수직이 시인에게 치명적일 수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시를 논리적으로 조직하려 들거나 시로 뭘 가르치려 드는 자신을 보게 된 것이다. 예술은 보여줘야지 가르치려 들어서는 안 된다.
대학교수직은 시인이나 소설가가 비교적 자유로운 정신의 소유자인 다른 교수들과 함께 살게 하는 축복이요 동시에 문학적인 무덤이 되기 쉽다. 교수 생활을 하며 줄곧 싸워야 했던 주 대상은 나 자신이었다.” (p.153)
“오래전에 은퇴했는데도 교수 생활하며 당황하는 꿈을 꾼다는 것은 대학교수직이 나에게 얼마나 이중적이었는가를 보여준다.” (p.155)
황동규 서울대 명예교수이자 시인의 글에 잘 신앙적으로 대답을 주는 책이 있습니다.
바로 하이델베르크대학교에서 교수직을, 튀빙겐과 함부르크대학교에서 교수직과 총장직을 맡았었던 헬무트 틸리케 교수님의 ‘현실과 믿음사이’라는 책입니다.
책의 추천사에서도 적혀 있듯이 헬무트 틸리케 교수님은 다음과 같은 설교자였습니다.
“그의 설교를 듣고 있으면 마틴 로이드 존스목사님이 설교를 ‘불붙은 논리’(Fire On Logic)라고 정의한 것이 생각납니다.” (p.10)
그렇습니다. 헬무트 틸리케 교수님의 책 ‘현실과 믿음사이에서’는 예수님의 산상수훈의 말씀을 제2차 세계대전 중 연합군의 폭격으로 폐허가 된 슈튜트가르트 예배당에서 증거한 말씀을 모은 것으로서 크리스챤들이 어떻게 ‘나치치하에서’ ‘세상속에서’ ‘빛과 소금’으로 살아야 하는가를 잘 설명해준 책입니다.
교수님이었던 황동규 시인처럼 교수님이었던 헬무트 틸리케 목사님도 ‘현실과 믿음사이에서’ 참 많이 고민하던 크리스챤이었습니다.
그는 ‘바르멘 신학 선언문’(나치가 반대한 그리스도가 유일한 하나님의 계시라는 선언문)을 발표한 독일 '바르멘' 출신으로, 지하조직운동에 투신해 나치 체제에 저항하였고, 신학자 본 훼퍼가 연락책으로 있었던 ‘프라이부르크동맹’(히를러 암상을 목표로 하는 비밀지하조직)에 가입하였던 ‘지식인이자 행동하는 설교자’였습니다.
책 전체가 다 좋지만 몇 곳의 문장을 정리해서 적어봅니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교사가 아니라 구주로 오신다. 우리 가운데 친히 임재하시는 분이시다. 이것은 그저 말에 그치지 않고 우리에게 무엇인가 놀라운 일이 벌어진다는 의미다.” (p.43)
짧은 글이지만 헬무트 틸리케 교수님은 ‘현실과 믿음사이에서’ 전혀 갈등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성과 속’을 이원화시키지 않고, 하나님의 나라와 이 세상을 분리하지 않고 도리어 다음과 같이 강력하게 주장합니다.
“매 순간 하늘의 시민이 되는 것이 나에게 주어진 상이다. 그러면 하늘의 권능이 세상에 침투해 들어온다. 연약하고 초라한 내가 하늘이 침투해 들어오는 교두보 역할을 할 수 있다. 혼신을 다하여 하늘의 일에 쓰임 받는 것이 얼마나 큰 특원인가? 이를 위해서다면 고난과 족음과 남들의 멸시도 감당할 수 있다.” (p.61)
“에수님은 ‘너히는 세상의 꿀이니’라고 하지 않으시고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니’라고 말씀하셨다… 늘 자연 종교의 꿀 신과 잘 지내는 쪽이 더 쉬웠다. 교회와 교회의 설교에 소금이 있으면 그것을 못마땅해 하는 반응이 나올 수밖에 없다. 소금은 우리 인간의 환부와 아픈 데를 쏘고 찌르기 때문이다.” (pp.72-73)
“이를 공유하고 책임을 다하려면 당연히 소금통에서 나와야 한다.” (p.77)
저는 이 두 책을 함께 읽으면서 제 자신을 많이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난 과연 현실과 믿음사이에서 갈등하지 않고 목사로서 설교자로서 책임을 다 하고 있는가?’
특별히 Fire On Logic…
‘난 과연 예수님의 진리를 이 세상에 ‘불붙은 논리’로 잘 증거하고 있는가?’
“설교란 이성의 현대화가 아닌 성령의 현재화.” (p.17)
오늘 하루만이라도 '현실과 믿음사이에서' 갈등하지 않고 '이성의 현대롸'가 아니라 '성령의 현재화'가 되는 외침을 열방가족들에게 할 수 있는 설교자로 하루 하루 살아가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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