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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두막 (5분에 책 두권 막 읽어주는 목사) Reading Pastor

오두막 152번째 이야기 - '그리스도인에게 왜 인문학이 필요한가?'
오늘 소개하는 일반 서적은 김민희의 '이어령, 80년 생각'이고, 신앙 서적은 김형석의 '그리스도인에게 왜 인문학이 필요한가?'입니다.
일반 서적입니다. 김민희 작가는 이어령 교수의 마지막 제자로, 인터뷰 메거진 ‘톱클래스’ 편집장입니다. 그는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간 100시간이 넘는 인터뷰를 통해 이어령 탐구의 결정판을 책으로 펴냈습니다.
이어령 교수는 우리 시대의 대표적 통섭형 지식인으로서 ‘땅 끝의 아이들’의 저자인 이민아 목사의 아버지입니다. 이 책은 ‘생각의 탄생’, ‘창조의 기록들’, ‘통찰을 넘어서’로 구성됩니다.
김민희 작가는 이어령 교수를 ‘창조’라는 단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지식인이라고 소개합니다. 창조적 발상을 멈추지 않는, ‘생각의 생각’을 해부하는 여정을 평생 해 왔고, 새로운 우물을 계속해서 파헤치는 인문학자입니다. 특별히 이어령 교수에게는 신묘한 힘이 있는데, 고정관념을 흔들어 놓는 힘으로 ‘창조의 역사’를 쉼 없이 해오고 있습니다.
이어령 교수는 저자와의 대담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기간에도 ‘창조력’은 계속되어야 함을 강조합니다. 과학자 뉴턴(Newton)이 페스트 기간에 그의 3대 업적이었던 ‘중력의 법칙, 미적분의 공식, 프리즘의 광학이론’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었듯이 ‘코로나 바이러스’ 기간에도 ‘창조의 역사’는 계속되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저자는 이어령 교수의 ‘창조력의 핵심’을 ‘물음느낌표’로 정의합니다. 이 ‘물음느낌표’에 대하여 이어령 교수가 ‘신은 어디에 있느냐’라는 질문으로서 대답할 때 목사로서 참 감동을 받았습니다.
“재미난 말이 있어. ‘신은 어디에 있느냐’라는 질문의 답은 해답이 아닌 그 질문 속에 있다는 거지. 하고 많은 사람들 중에는 신이 있는지 없는지를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내일 먹을 양식을 생각하는 사람, 또 권력에 빌붙어 출세해보자는 사람도 있지. 왜 신이 있는지를 생각하겠어요? 영성이 없으면 이런 질문은 안 하겠지. 신을 문제시하는 마음, 그게 바로 신이에요. 내가 말한 물음느낌표도 마찬가지야. 느낌표가 해답인줄 아는데, 물음표 없는 느낌표가 이 세상에 있을까? 의문이 있었고, 그 의문이 풀리기 때문에 기쁨도 생기는 것이지.”(PP. 355~356).
저자가 이어령 교수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가 무엇이냐는 질문을 던지는데 이 교수는 ‘생명’이라고 대답합니다. 고통마저도 생명에겐 아름다운 것인데, 그 이유는 죽은 사람은 고통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아주 흥미로운 것은 이어령 교수는 ‘생명’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고 인터뷰 앞부분에서 언급했습니다. 바로 ‘영혼’입니다. 코로나 바이러스 기간을 통해 생명도 생명이지만 영혼의 소중함을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신앙 서적입니다. 이어령 교수보다 20년 정도 일찍 한국의 인문학을 이끌어 오신 김형석 교수의 책입니다. 책 제목이 도발적인 질문입니다. ‘그리스도인에게 왜 인문학이 필요한가?’
이어령 교수에게서 ‘생각’과 ‘창조력’이 ‘생명’과 ‘영혼’에 이르게 하는 것을 배웠습니다. 하지만 이런 질문이 생겼습니다. ‘어떻게 이성을 중시하는 인문학자가 계시를 중시하는 영혼의 소중함으로 결론을 맺을 수 있을까?’
김형석 교수를 통해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얻었습니다. ‘인문학이란 무엇’이고, ‘인문학과 종교’는 무엇이고, ‘인문학과 기독교’는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인문학이 신학에서 왔고, 종교개혁은 인문학에서 자극을 받았습니다.
책은 총 4강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강은 ‘인문학은 무엇을 어떻게 연구하는 학문인가’, 2강은 ‘인간은 어떤 존재인가’, 3강은 ‘종교에 관한 인문학적 성찰: 기독교의 문제를 중심으로’, 4강은 ‘기독교의 진리의 문제’입니다.
저자는 서두에서부터 목회자들이 ‘인문학적 소양’이 너무 부족하다고 지적합니다. ‘인간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증언하는 전달자가 어떻게 ‘인간에 대한 이해 없이’ 복음을 증언할 수 있는지를 비판합니다. 어떻게 목회자가 프로이트와 마르크스를 모르고 ‘인간 이해’와 ‘사회 문제’에 대한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가를 날카롭게 질문합니다.
그는 인문학과 사회과학 그리고 자연과학과의 관계를 나무로 잘 설명합니다. 인문학적 정신이 뿌리라면, 사회과학은 줄기이고, 자연과학과 과학기술은 무성한 가지와 잎사귀와 꽃입니다. 현대인들은 그 열매를 누리고 있습니다.
김형석 교수는 ‘인문학의 정의’를 ‘인간 자체를 연구하는 것이고, 인간의 삶을 이끌어가는 사상을 연구하는 것’으로 대답합니다. 그리고 그 사상을 취급하는 학문으로서는 철학, 문학 그리고 역사 등이 주류를 형성해 왔습니다.
인문학적 사고의 유익은 ‘고정 관념’이나 ‘선입관의 노예’가 되지 않는 것입니다. 이것은 이어령 교수가 ‘창조력’을 이야기하던 것과 연결됩니다. ‘익숙한 것’을 ‘낯설게’ 하는 힘, ‘고정관념’을 ‘흔들어’ 놓는 힘이 바로 인문학적 사고인 것입니다.
인문학적 성찰과 종교에 관해서는 ‘죽음에 이르는 병’에 대한 자각을 이야기합니다. 인간이 우주적인 무한과 허무 앞에서 스스로는 어떻게 할 수 없는 불안과 절망에 직면하게 될 때 ‘죽음에 이르는 병’에 맞닥뜨렸다고 말합니다. ‘죽음에 이르는 병’은 과학이나 정신적 태도로 해결할 수 없고 신의 말씀이라는 극약 처방과 신의 사랑이라는 수술이 필수입니다.
죽음에 이르는 병을 가진 사람에 대한 해답을 ‘하나님의 사랑’으로 대답하다보니 기독교는 ‘휴머니즘’을 탄생시켰고 휴머니즘의 학문인 인문학은 ‘기독교의 사랑’으로 완성시켰습니다.
저는 이 두 책을 통해 다음과 같은 깨달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첫째, ‘인문학’에 무지한 목회자는 ‘인문학적 소양’만 부족한 것이 아니라 인간을 창조하신 ‘하나님’에 대해서도 무지합니다.
저는 오늘날까지 ‘인문학의 중요성’은 인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책도 읽고, 읽은 책을 정리하여 나누기도 하고, 나누었던 책을 영상으로 만들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제 머릿속에는 ‘인문학이 신학에서 나왔고, 신학이 곧 인문학이다’라는 철학을 갖고 있지는 않았습니다. ‘일반서적’과 ‘신앙서적’은 전혀 다른 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이원론적 사고’가 저를 지배했습니다. 오늘 두 책을 통해서 ‘인문학’이 ‘르네상스’와 ‘종교개혁’에 영향을 미쳤지만 그 이전에 ‘기독교’가 ‘인문학’이라는 학문을 정립하는 데 영향을 주었음을 깨달았습니다.
둘째, ‘뿌리’로서의 인문학에 무지한 사람은 ‘줄기’로서의 사회과학과 ‘가지’로서의 자연과학에 대한 지식이 불완전합니다.
‘사회과학’과 ‘자연과학’에 대한 공부는 제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필수적입니다. 그러나 그것들의 뿌리인 ‘인문학’에 대한 공부가 경시된다면 ‘휴머니즘’이 무너질 것입니다. 나치즘이나 공산주의의 고착화된 이데올로기처럼 ‘인간 존중’은 무너질 것입니다. 특별히 한국은 ‘인문학 시대’를 건너뛰어 바로 ‘사회과학’과 ‘자연과학’시대로 돌입하였기에 ‘휴머니즘’의 영역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셋째, ‘창조력’을 가진 그리스도인은 ‘생명의 소중함’을 인지할 뿐만 아니라 ‘영혼의 가치’도 깨닫게 됩니다.
이어령 교수와 김형석 교수를 보면서 ‘이성’을 중시하는 ‘인문학자’들이 어떻게 ‘계시’를 중시하는 ‘그리스도인’이 되었는지 신기합니다. 두 사람에게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키에르케고르가 말한 것처럼 두 사람은 ‘한국전쟁’과 ‘암 투병’이라는 ‘죽음에 이르는 병’을 앓았습니다. 그들은 ‘생명의 소중함’을 깨닫고 난 후 ‘영혼의 가치’에 눈을 떴고 결국 ‘눈물의 인문학자’가 되었습니다.
넷째, 인문학의 결론은 하나님의 사랑입니다.
이 힘 있는 문장에 어떤 말을 보탤 수 있겠습니까!
오늘 이후, 제가 일반 서적을 읽는 자세가 다를 것입니다. ‘논어’를 읽을 때 하나님이 지으신 인간을 이해할 것입니다. 프로이트와 맑스 책을 읽으면서 복음의 대상인 인간과 사회를 더 많이 알아가게 될 것입니다.
아무쪼록 인문학 공부를 통해 교리주의, 교회주의, 교권주의에서 벗어나 하나님의 나라를 세워가는 한국 교회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김정숙, SoonTae Samuel Park, 외 3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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