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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두막 (5분에 책 두권 막 읽어주는 목사) Reading Pas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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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두막 176번째 이야기 – ‘목사들이여, 아내를 귀히 여겨서 기도가 막히지 않도록 합시다!’

오늘 소개하는 일반 서적은 이묵돌 작가의 ‘천재들은 파란색으로 기억된다’이고, 신앙 서적은 김기현 목사의 ‘욥, 까닭을 묻다’입니다.

일반 서적입니다. 이묵돌 작가의 이름인 ‘묵돌’은 몽골말로‘용기 있는 자’라는 뜻으로서 자신의 글을 소신껏 쓰는 데 머뭇거리지 않는 프리렌서입니다.

사실 이 책의 원제목은 ‘영원에 관하여’(About Eternity)입니다. 여기서 ‘영원’이란 ‘영감의 원천’을 두 글자로 줄인 것입니다. 책의 소제목이 ‘예술과 영감 사이의 23가지 단상’으로 되어 있는 것도 원제목의 뜻을 잘 나타내기 위함입니다. 이 책은 도스토옙스키를 시작으로 쳇 베이커, 스콧 피츠제럴드, 마일스 데이비스, 무라카미 하루키 등 작가에게 ‘영감’(Inspiration)을 준 인물들에 관해 작가의 관점이 잘 나타나 있습니다.

제가 가장 인상 깊게 읽었던 인물은 초현실주의를 이끌었던 프리다 칼로(Frida Kahlo)였습니다. 그 일생은 끊임없는 투쟁으로 점철돼 있습니다. 멕시코에서 유대인 혼혈아로 태어나 여섯 살 때 척추성 소아마비를 앓았고, 열여덟 살 때는 심각한 버스 교통사고로 철제 난간에 골반이 관통되어 골반과 척추 세 곳이 부러졌으며, 오른쪽 다리는 열한 군데에 골절상을 입었습니다. 30여 차례의 수술, 죽음의 문턱까지 이르게 한 병마, 남편의 끝없는 불륜, 세 차례의 유산 등 고통과 절망을 겪었습니다. 그러나 그런 것들이 수많은 작품의 오브제가 되었고 그녀의 작품 세계에 ‘영원’(영감의 원천)이 되었습니다.

프리다 칼로가 1944년에 그린 자화상인 ‘부서진 기둥’은 자신에게 주어진 처절한 고통과 불행을 단면적으로 보여주는 대표적인 작품입니다.

 

신앙 서적입니다. 김기현 목사는 욥의 고난을 해석하면서 고난의 현실을 살아가는 독자들이 욥을 통하여 스스로 자신의 의문에 그 답을 찾아가도록 돕습니다.  

“욥기는 우리의 고난을 해석해 준다.”(P.6).

욥은 계속해서 선택의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까닭 없어도’ 하나님을 믿을 것인가, 아니면 ‘까닭 있어야’ 하나님을 믿을 것인가. 욥은 친구들과 논쟁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하나님께 자신의 심정을 토설하고, 탄원하면서 끝내 하나님으로부터 대답을 얻습니다. 그 고통의 시간은 ‘하나님이 누구신지’를 더 깊이 알게 되는 과정임을 신학자의 눈과 인문학자의 소양으로 잘 풀어가고 있습니다.

책 전체에 대한 해석이 다 좋지만, 특별히 욥의 아내에 대한 재해석이 감동적입니다. 현재 개신교가 사용하는 구약 성경인 마소라 본문에는 없고 70인역으로 알려진 헬라어 번역본에는 기록된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낳은 수고와 키운 보람도 없이 자식들은 모두 죽고, 온몸에 구더기가 득실거리는 남편을 수년 동안 봉양해야 했던 아내가 고난 이후의 삶을 회고하는 내용이다. 집도 없이 들판에서 잠든 날이 얼마인지, 그래도 남편 먹여 살리려고 고무 대야를 머리에 이고 집들을 전전한 날이 얼마인지 셀 수 없다고 한다. 온몸을 박박 긁고 있는 남편의 먹을거리를 위해 품팔이했던 것이다.”(P.53).

우리가 알고 있는 욥의 아내는 욥기 2장 9절의 이미지입니다.

“차라리 하나님을 저주하고 죽어라!”

하지만 작가의 주장대로라면 욥의 아내가 이렇게 말한 시점이 욥에게 고난이 닥친 지 얼마 안 된 시점이 아니라 상당히 오래 지난 뒤에 한 것이고, 남편과 함께 끝까지 고생하면서 견딘 동지의 고언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교통사고로 죽음의 경지에 이르렀던 프리다 칼로를 유명한 화가의 반열에 올라가도록 도왔던 인물은 자기 여동생과 불륜을 저지른 그녀의 남편 디에고 리베라였습니다.

멕시코 민중벽화의 거장이었던 그는 교통사고로 인하여 하반신마비가 된 프리다 칼로와 결혼할 만큼 순수한 사랑꾼이었습니다. 하지만 ‘병에는 장사가 없다’라는 말처럼 영원히 투병 생활을 할 수 밖에 없었던 프리다 칼로에게 큰 상처를 주고 떠났습니다.

인생 자체가 고통이었던 그녀가 죽음 직전 1954년 47세 일기장의 마지막 페이지 쓴 글에는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이 외출이 행복하기를 그리고 다시 돌아오지 않기를.’

고통 중에 있던 욥에게 ‘차라리 하나님을 욕하고 죽으라’라고 말했던 욥의 아내는 끝까지 욥의 곁을 지켰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하반신마비의 프리다 칼로와 결혼했던 디에고 리베라는 그녀를 마지막 외출로 떠미는 남편이 되었습니다.

 

두 책을 읽으면서 한 아내의 남편인 제게 하나님께서 무엇을 원하시는지 묵상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제게 ‘아내를 귀히 여겨서 기도가 막히지 않는 목사가 되라’고 말씀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이 글을 읽는 모든 목사님들에게도 ‘사모님들을 귀히 여기셔서 목사님들의 기도가 막히지 않는’ 2023년도가 되시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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