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두막 195번째 이야기 - '내겐 여전히 불편한 하나님!’
오늘 소개하는 일반 서적은 리처드 도킨스의 '만들어진 신’이고, 신앙 서적은 데이비드 램의 ‘내겐 여전히 불편한 하나님’입니다.
일반 서적입니다. 리처드 도킨스는 영국의 동물행동학자이자 진화생물학자로서 ‘이기적 유전자’(1976년)와 ‘신, 만들어진 위험’(2019년) 그리고 그 두 책의 사이에 출판된 ‘만들어진 신’(2006년)의 저자입니다.
‘이기적 유전자’가 생명체는 단지 유전자에 의해 조종되는 일종의 기계이며, 더 나아가 유전자에 의해 조작되고 작동된다는 설명이라면, ‘신, 만들어진 위험’은 영어 제목 ‘Outgrowing God’의 뜻대로 ‘신으로부터 벗어나기’라는 의미를 갖습니다. 결국 두 권의 책은 무신론자를 위한 입문서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만들어진 신’의 영어 제목은 ‘The God Delusion’으로서 직역하면 ‘신이라는 망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초자연적 창조자가 존재하지 않으며 종교적 신앙은 굳어진 망상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면서 특히, 유일신 또는 인격신을 믿는 기독교, 유대교, 이슬람교에 대한 비판이 담겨있습니다. 무신론자인 리처드 도킨스는 여러 논증을 통해 신(神)은 존재하지 않으며, 종교가 우리 삶에 미친 여러 부정적인 영향을 제시하면서 자신이 무신론자인 이유를 밝히고 있습니다.
“신(神)을 배제하고도 세상을 설명할 수 있기 때문에, 신(神)가설은 불필요하다”(P.74).
특별히 ‘만들어진 신’은 기독교 신자들에게는 불편함을 주는 책인데 그러한 불편함을 가장 잘 표현한 내용이 이러합니다.
“구약 성경에 나오는 하나님은 틀림없이 허구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 중에서 가장 불쾌한 인물이다. 공공연하게 질투하며, 옹졸하고, 부당하고, 용서를 모르는 권위적 인물인데다, 복수심이 강하고, 피에 굶주린 종족 말살 자이며, 여자와 동성애자를 혐오하고, 인종차별주의자이며, 영아를 살해하고, 심지어 자식까지도 살해하는 인물이다. 그뿐 아니라 역병을 일으키며, 과대망상적이고, 가학피학성 변태 성욕자이고, 예측할 수 없는 악의적 불한당이다.” (P.51).
신앙 서적입니다. ‘내겐 여전히 불편한 하나님’의 영어 제목은 ‘God Behaving Badly’로서 직역하면 ‘나쁜 행동을 하시는 하나님’입니다. 저자는 데이비드 램 비블리컬 신학교 구약학 교수입니다.
책은 전체 8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평판이 좋지 않은 하나님, 진노의 하나님, 성차별주의자 하나님, 인종차별주의자 하나님, 폭력적인 하나님, 율법주의자 하나님, 완고한 하나님, 멀리 있는 하나님으로서 결국 각 장의 끝 내용은 반박하는 글로 채워져 있습니다.
책의 시작이 재미있습니다. “구약 성경의 사랑의 하나님과 신약 성경의 가혹한 하나님을 어떻게 조화시킬 수 있을까?” (P.7).
질문의 의도는 이러합니다. “나는 신약 성경과 구약 성경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하나님의 성품이 바로 ‘사랑’이라는 신념으로 학생들을 설득한다. 이 책을 통해 서로 모순되어 보이는 신구약 성경의 하나님 모습을 조화시키려 하는데, 먼저 내가 어떻게 해서 구약 성경의 사랑의 하나님을 가르치게 되었는지 들려주고 싶다.” (P. 8).
데이비드 램 교수는 자신의 이론을 설명하는데 무신론자 리처드 도킨스의 책 ‘만들어진 신’의 주장을 인용하면서 반박해 나갑니다.
리처드 도킨스가 어떤 인물입니까? 일반 서적에서 이미 소개하였지만, 그는 구약 성경의 하나님에 대해서는 거부감이 있지만 신약 성경의 예수님에 대해서는 달리 평가합니다. ‘예수님은 구약 성경의 잔인한 괴물에 비해 한결 개선되었다’라고 말하기도 하고, 또 자신을 소개할 때 ‘예수님을 지지하는 무신론자’라고 글을 쓰기도 합니다. 도킨스의 공격 대상은 신약 성경의 하나님이 아니라 구약 성경의 하나님입니다.
데이비드 램 교수는 그의 결론에는 동의하지 않지만, 그의 문제 제기를 질문 삼아서 역설적인 답변을 제시합니다. 리처드 도킨스의 생각이 잘못되었음을 지적합니다.
“구약 성경의 사랑의 하나님과 신약 성경의 가혹한 하나님을 대조시켜 읽는 것은 분명 잘못 읽는 것이다. 반대로, 구약 성경의 심술궂은 하나님과 신약 성경의 선한 하나님을 대조시켜 읽는 것도 성경을 터무니없이 잘못 읽는 것이다.” (P.16).
작은 지면에 데이비드 램 교수의 주장을 다 적을 수 없어서 그가 자신의 책을 통해서 하고자 하는 의도를 몇 가지 정리합니다.
첫째는, 구약 성경의 하나님에 대한 부정적 인식에 대해 고대 근동 문헌과 연계하여 그 역사적 맥락에서 문제점을 이해시키려고 합니다.
둘째, 신약 성경의 예수님의 행위를 통해 야웨의 특별한 성품이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제시하려고 합니다.
셋째, 신구약 성경의 하나님에 대한 사랑이 더욱 깊어지도록 이끌어가고 있습니다.
두 권의 책을 읽고 비교하면서 구약의 야웨와 신약의 예수의 같은 성품을 알게 되어서 너무 좋습니다. 성품을 알게 되자 ‘하나님은 어떤 분이신가’에 대한 바른 대답을 발견하게 되고,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가’를 알게 되니까 ‘하나님과의 관계 설정’이 너무 분명해져서 기쁩니다.
매력적인 하나님, 관계를 맺으신 하나님 그리고 선하신 구약 성경과 신약 성경의 하나님!
책도 책이지만 사실 이 책을 소개해주고 또 책삶(책읽는 삶)에 와서 탁월한 강의를 해 주었던 WESTMINSTER 신학교의 주은재 교수의 결론은 구약 성경의 야웨와 신약 성경의 예수를 더욱 사랑하게 만듭니다.
‘구약의 하나님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나타나신 신약의 하나님과 같은 하나님이시다!’
책을 다 읽고 나니 제목을 바꾸고 싶네요.
‘내겐 더 이상 불편하지 않은 하나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