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두막 206번째 이야기 – ‘상황에 끌려다니지 않기로 했다!’
오늘 소개하는 일반서적은 사노 요코의 ‘사는 게 뭐라고’ 이고, 신앙 서적은 켄 시케마츠의 '상황에 끌려다니지 않기로 했다' 입니다.
일반 서적입니다. ‘사는 게 뭐라고’의 저자인 사나 요코는 ‘100만 번 산 고양이’를 쓴 일본인 작가입니다.
책을 처음 사고자 했던 때가 기억납니다. ‘사는 게 뭐라고’라는 책 제목이 좋아서 샀는데 ‘쓸모없는 나날’이라는 일본어 제목을 만나고 나서 실망스러웠습니다. 일본 작가의 특유한 염세적인 이야기로 가득차 있으리라 판단했습니다. 그런데 책을 읽어내려가면서 반전이었습니다.
사나 요코는 2년 밖에 살 수 없다는 암 선고를 받고 생명을 더 연장하는 데 돈과 힘과 시간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대신에 시한부 인생을 살게 된 자신의 이야기를 수필로 써 내려갑니다. 고통스러운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에 대한 반전의 ‘해석’, 고통스럽지만 일상이 주는 ‘해학’, 여전히 불편하지만 타인의 삶까지도 껴안고 가가야 하는‘해설’은 요즘 불안한 시대를 살아가면서 ‘사는게 뭐지, 쓸모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충분한 인인생 대답을해 주고 있습니다.
사형선고와 다름없는 2년이라는 제한적인 생명을 알고 난 후에 병원에서 나오자마자 오랫동안 사고 싶었던 비싼 재규어를 삽니다. 자신이 사랑한 한류 드라마의 촬영장이었던 한국의 남이섬도 한껏 여행하면서 멋진 유머를 남깁니다. “한류 드라마 때문에 나의 재산을 모두 탕진했다!”
사노 요코는 사망선고를 받고 나서 운명적으로 찾아온 ‘쓸모없는 나날’이 어느 날 ‘가치 있는 일상’으로 바뀌는 인생을 이렇게 고백합니다.
“남은 날이 2년이라는 말을 듣자 십수 년 동안 나를 괴롭힌 우울증이 거의 사라졌다. 인간은 신기하다. 인생이 갑자기 알차게 변했다. 날마다 즐거워서 견딜 수 없다. 죽는다는 사실을 아는 건 자유의 획득이나 다름없다.” (P.243).
신앙 서적입니다. '상황에 끌려다니지 않기로 했다'의 저자인 켄 시케마츠는 '예수를 입는 시간'을 쓴 일본계 캐나다인 목사입니다.
책을 구입하고자 했던 때가 기억납니다. 뉴저지열방교회 목회는 물론이고, 오두막이야기, 책삶, 성결선교학교, 켄싱턴선교등의 바쁜 일상에서 어떻게 하면 상황에 끌려다니지 않는 목사가 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시기였습니다. 그때 책을 통해서 받은 해답은 생활수칙을 세운다는 것은 ‘균형 잡힌 삶을 사는 것이 아니라 예수 중심의 삶을 사는 것이다’라는 것입니다.
"생활 수칙을 세우는 목적은 '균형 잡힌 삶'을 얻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를 모든 일의 중심에 모시고서 사는 것이다. 삶의 모든 측면을 이상적인 크기로 유지함으로써 균형을 이루려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렇게 하면 그리스도 중심의 삶을 놓치기 쉽다." (P.39).
켈트 수도사는 홀로 시간을 보내기 위해 세속을 떠나지 않습니다. 그들은 거주지 근처나 잘 알려진 언덕 꼭대기, 주요 항로 근처의 섬에 수도원을 세웁니다. 세상 사람에게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질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현장을 떠나지 않습니다. 바쁜 일상을 버리고 한적한 곳에서 텐트를 치지 않고 주어진 상황 속에 예수 중심의 삶을 살아갑니다. (P.52).
저자는 ‘수칙’에 대한 어원을 헬라어로 ‘격자 구조물’이라고 말합니다. 격자 구조물의 역할은 포도덩굴이 올바른 방향으로 성장하도록 도와주어서 풍성한 열매를 맺게 해 주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그리스도인이 올바른 방향으로 성장하여서 풍성한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영적 격자 구조물이 필요한데, 그것이 바로 예수 중심의 삶인 것입니다.
"수칙(rule)이란 단어는 '격자 구조물'(trellis)을 의미하는 헬라어에서 비롯했다! 격자 구조물은 포도덩굴이 타고 올라가 열매를 맺을 수 있게 해 주는 지지대다. 포도덩굴이 좋은 열매를 맺으려면 올바른 방향으로 성장하도록 도와주는 격자 구조물이 필요하다. 그게 없으면 포도덩굴은 땅에 떨어져, 열매를 맺기도 전에 썩어 버린다." (P.29).
책을 읽지 않고 위의 글만 읽으면 켄 시케마츠 목사는 오로지 예수 중심의 삶을 살아서 상황에 끌려다니지 않고 늘 풍성한 열매를 맺은 것으로 오해를 불러올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그의 에필로그를 보면 격자 구조물이 있어서 시행착오 또는 실패와 좌절이 없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휩쓸려서 틀어진 방향을 다시 수정하여 바른 방향으로 바꿀 힘이 있음을 강조합니다.
“끝없이 밀려오는 일의 파도에 휩쓸려 익사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언제나 괴롭히고 있다. 자주 실패하고 후회하는 인생의 벼랑 끝에 서 있을 때 격자 구조물인 예수 중심의 삶을 발견하고 상황에 끌려다니지 않는 인생을 살게 됩니다.” (에필로그)
켄 시케마츠 목사의 익사 직전의 상황 고백을 들으면서 마태복음 14장의 베드로가 떠오릅니다. 예수를 바라보고 물 위를 홀로 걸어가던 베드로, 그러나 시선을 상황으로 돌리는 바람에 물에 빠진 베드로, 물에 빠져 익사 직전의 베드로를 건져내신 예수와 함께 물 위를 걷는 베드로! 베드로에게 예수는 격자 구조물과 같은 존재였습니다.
베드로가 배에서 나와 물에 발을 내디딘 후에 수많은 좌절과 실패가 있었지만, 예수를 바라보았기에 안전하게 배에 오를 수 있었고, 특별히 이 사건을 통해 베드로는 ‘예수에 대하여’ 이론적으로 알던 지식을 ‘예수를’ 경험적으로 아는 지식을 소유하게 되었습니다.
불확실한 고백, “주여, 만일 주님이시거든(Lord, if it's you)”이 확실한 고백 “주여, 나를 구원하소서! (Lord, save me!)”로 바뀌었고, 베드로의 익사 사건을 통해 배에 있던 제자들이 “그는 실로 하나님의 아들이로소이다!(Truly you are the Son of God.)라고, 고백하게 되었습니다.
쓸모없는 나날을 살 것인가, 아니면 예수와 함께 살 것인가 그 결정은 우리 각자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