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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두막 (5분에 책 두권 막 읽어주는 목사) Reading Pastor

 

 

오두막 218번째 이야기 – ‘우리는 교회 밖 하나님의 백성들을 위하여 충분히 설워하고 있는가?’

 

오늘 소개하는 일반 서적은 허영선 작가의 ‘당신은 설워할 봄이라도 있었겠지만’이고, 신앙 서적은 차준희 교수의 ‘아모스의 영성’입니다.

 

일반 서적입니다. ‘당신은 설워할 봄이라도 있었겠지만’은 아직 끝나지 않은 제주도 4.3사건의 비극에 관하여 제주 출생 시인인 허영선 작가의 책입니다.

이 책을 접하게 된 계기가 참 신기합니다. 미국에서 태어나 자란 아들과 며느리가 아프리카 선교여행을 마치고 제주도를 방문했을 때 4.3평화공원을 방문했습니다. 4.3이 남긴 상흔, 4.3과 여성들, 4.3 한복판에 목숨 걸고 검은 바다를 건넌 재일 동포들의 이야기를 듣고 며느리가 시아버지에게 읽어보라고 건넸습니다.

한국에 살고 있는 한국 사람도 백비(白碑)에 새겨 넣어야 할 4.3의 이름들과 정명의 문제, 4.3의 진실 규명 등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여전히 진행 중인 가운데 한국계 미국인(Korea-American) 2세인 그들에게 얼마나 조국의 비극이 가슴 아팠는지 시아버지를 4.3 비극의 현장으로 밀어 넣어 버렸습니다.

 

“자연은 황홀하나 비애는 깊다, 삶은 짧고 비극은 길다, … 절박하게, 섬을 떠나고 싶던 사람들이 있었다. 삶과 죽음이 머리카락 한 올 차이였던 제주 4.3 속에서였다. 감히 어떻게 안다고 하겠는가. 나는 그들의 시간을 살지 않았으므로 사랑하는 당신이 죽고, 구금되거나 행방불명되었던 그들.”(P. 4).

 

‘설워하다’라는 말은 단순한 슬픔이 아닙니다. 그것은 잃어버린 것에 대한 애도이자, 다시 오지 않을 시간을 향한 몸의 기억입니다. 제주 4.3의 봄은 환희의 계절이 아니라, 오히려 상실을 더 또렷하게 드러내는 계절입니다. 꽃은 피었으나, 그 곁에 있어야 할 사람이 없는 봄. 애써 위로하지도, 쉽게 회복을 말하지도 않습니다. 책은 내게 이런 질문을 하는 듯합니다.

 

“전 목사, 당신은 설워할 봄이라도 있는데, 그 봄을 제대로 애도는 했는가?”

 

이 질문은 개인의 기억을 넘어 공동체의 책임을 건드립니다. 4.3은 오로지 제주도민의 아픔과 상처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모든 국민, 미국에 살고 있는 이민자들, 심지어 미국에서 태어나 자란 한국계 미국인 자녀들이 고통당하는 자들에 대하여 어떤 신앙인의 태도를 가져야만 하는가를 질문하고 있습니다.

 

신앙 서적입니다. 차준희 교수의 ‘아모스의 영성’은 책삶에서 만났습니다. 너무 강렬한 책이어서 며칠 동안 큰 도전과 큰 좌절 속에 빠져있었습니다.

‘아모스의 영성/ 공의를 망각한 시대에 포효하시는 하나님’을 저자 직강으로 들으면서 ‘차준희 교수의 박사논문’이 ‘예레미야의 영성’인지 ‘아모스의 영성’인지 헷갈릴 정도로 명쾌하고 감동적인 시간이었습니다.

책은 총 12가지 주제로 엮여있습니다. 모두 ‘하나님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으르렁거리는 하나님, 누르는 자를 누르시는 하나님, 많이 맡긴 자에게 많이 요구하시는 하나님, 약자를 외면하는 예배와 예배자를 조롱하시는 하나님, 예배보다 일상을 더 주목하시는 하나님, 공동체 의식의 영성을 기뻐하시는 하나님, 이웃의 상처와 아픔에 무관심한 자를 벌하시는 하나님, 언약의 다림줄로 삶의 견고함을 측정하시는 하나님, 우리의 시선을 주목하시는 하나님, 믿는 자의 숨겨진 탐욕을 째려보시는 하나님, 아무것도 하지 않는 죄인을 체질하며 골라내시는 하나님, 늘 또 다른 길을 마련해 주시는 하나님.

모두 다 좋은 내용이었지만, 한 문장으로 받은 도전을 고백한다면 다음과 같습니다.

 

“삶과 단절된 예배는 거부해야 한다. 참된 예배는 정의(미쉬파트)와 공의(체다카)가 흐르는 삶으로 증명되어야 한다.”(아모스 5:24).

 

영성은 개인 내면의 경건이라는 축소를 거부해야 합니다. 영성은 하나님과 이웃, 사회로 관통하는 전인적인 응답이 되어야 합니다. 예배의 감동이 일상의 윤리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그것은 우상화된 제의입니다. 예배를 통해 “하나님을 사랑합니다” 말하면서도 이웃을 짓밟는 신앙은 해체되어야 하고, 예배, 정의, 삶의 일치를 회복하도록 부르는 예언자적 영성을 가져야 합니다.

 

두 책을 읽고 나서 허영선 작가의‘설워함’과 차준희 교수의 ‘분노’가 제 가슴에서 만났습니다.

설워함은 개인의 감정이 아닙니다. 무너진 세계에 대한 윤리적 반응입니다. 비극적인 사건을 두고 충분히 슬퍼하지 못한 사회는 쉽게 그리고 빨리 잊고 같은 상처를 반복합니다. 아모스가 분노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가난한 자의 눈물이 아직 마르지 않았는데, 교회 공동체는 축제를 열어 슬픔 당한 자들을 더욱 고통스럽게 만듭니다.

허영선 작가는 이 상실을 기억하라고 속삭이고, 차준희 교수는 아모스의 외침을 통해 그 기억을 행동으로 옮기라고 요구합니다. 하나는 침묵에 가까운 문학의 언어이고, 다른 하나는 교회가 아니라 세상에서도 울려야만 하는 예언의 언어입니다. 두 언어는 같은 방향을 가리킵니다.

 

“슬퍼하지 않는 사회는 정의를 말할 자격이 없다! 함께 고통으로 느끼지 않는 교회는 불의하다!”

 

이 연결점에서 영성을 다시 정의하게 됩니다. 영성이란 개인의 내면이 고요한 상태가 아니라, 타인의 고통 앞에서 무뎌지지 않는 감각입니다. 애도는 개인의 감정에 머물지 않고, 구조를 향한 질문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우리는 교회 밖 하나님의 백성들을 위하여 충분히 설워하고 있습니까? 그 설워함은 지금 어떤 정의의 실천으로 이어지고 있습니까? 봄은 매년 옵니다. 그러나 설워할 줄 아는 봄은 아무에게나 오지 않습니다. 허영선 작가는 그 봄을 잊지 말라고 말하고, 차준희 교수는 그 봄을 정의의 언어로 번역하라고 말합니다.

차준희 교수의 책을 읽고 추천서를 쓴 한 목사의 글을 잊을 수 없습니다.

 

“나는 여태 아모스서를 설교하지 못했다. 내 삶이 그 메시지를 감당하지 못해서다. 잘 아는 것을 풀어놓는 일이야 어렵지 않지만, 나한테 적용할 수 없는 메시지를 담는 일은 여간해서는 잘 안 된다. … 저자는 이 책에 발목 잡힐 것 같다.”

 

차준희 교수의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그리고 그의 글과 말이 행동과 삶으로 이어지는 것을 보면서 희열을 느낍니다. 저도 차준희 교수의 ‘글삶’을 따라 아모스와 같은 선지자적 삶을 살아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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