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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두막 (5분에 책 두권 막 읽어주는 목사) Reading Pas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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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두막 168번째 이야기 ‘반합리주의’와 ‘동고(Mitleid)’의 시대에 어떻게 목회할 것인가?

오늘 소개하는 일반서적은 박은미 교수의 ‘쇼펜하우어의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이고, 신앙서적은 최동규 교수의 ‘포스트모던 시대의 목회’입니다.

박은미 교수는 자기 성찰과 실천적 모색을 통해 철학의 대중화를 지향하는 철학자로서 쇼펜하우어의 생철학을 설명합니다.

첫번째는,  반합리주의 입장에 ‘생철학’입니다.

쇼펜하우어는 인간을 실질적으로 움직이는 힘은 헤겔을 비롯한 합리주의 철학자들이 주장하는 인간의 이성이 아니라 ‘맹목적 삶의 의지’라고 주장합니다.

“쇼펜하우어는 반합리주의 철학의 기수로 여겨진다. 쇼펜하우어는 “인간의 이성은 신뢰할 없다”고 선언하는데 그치지 않고, 인간은 이성이 아니라 의지에 따라 움직이는 존재라는 관점을 체계적인 철학으로 내놓았다. 쇼펜하우어는 생철학의 원류로서 실존철학과 정신분석학에도 영향을 끼쳤다. (P. 15).

정신과 이성에 대한 신뢰가 확고했던 시대에 홀로 외롭게 자연적 본능이 우세하다고 주장합니다. 이성으로는 삶과 세계의 본질에 도달할 없으며, 세계란 의지가 객관화된 것이고, 의지에 의해서 지배된다는 새로운 해석을 내놓았습니다.

두번째는, 타인의 고통에 대한 ‘동고(同苦, Mitleid/독일어, Compassion/영어)’입니다.

삶의 맹목성을 인정하고, 자기 중심성을 탈피하면 남들도 나와 마찬가지로 맹목성 때문에 힘들어하는 ‘인생의 동지’임을 깨닫게 된다고 말합니다. 나만 고통을 당하는 것이 아니고 사람도 고통의 바다를 건너느라 힘들다는 것을 알게 되면 자연스럽게 타인의 고통에 대한 연민이 생기고, 타인의 고통을 모른 체하게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욕망이 있으면 욕망을 채우지 못해 괴로워지고 욕망이 없으면 욕망 없음으로 인해 삶의 무의에서 시달린다는 점을 생각해본다면, 삶은 결핍이 있거나 권태롭다는 쇼펜하우어의 진단에 사람들이 주목한 것도 이해가 만하다. 이렇게 생의 고통에 대해 썼기에 ‘염세주의’라 불렀을 터이지만 고통을 직시하고 타인의 고통에 대해 동고(Mitleid) 것을 주문하는 쇼펜하우어의 철학을 염세주의라고만 치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보기는 어렵겠다. (P. 37).

 

 

쇼펜하우어는 모든 존재가 삶에의 의지에 사로잡혀 있기에 고통은 끊임없이 우리에게 오고, 인간은 고통 자체보다도 고통에 대한 표상 때문에 고통받는다고 말합니다. 이럴 개체화의 원리에 매이지 않고 동고의 마음을 가질 고통에서 벗어날 있다고 설명합니다.

신앙서적입니다. 최동규 교수는 서울신학대학교 실천신학 교수로서 신학, 철학, 선교학을 공부한 균형잡힌 신학자입니다.

그의 책은 포스트모던 시대를 맞이하여 새로운 교회의 존재 방식에 대한 좋은 제안을 많이 하고 있는데 특별히 ‘쇼펜하우어의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 에서 제기한 가지 질문 ‘반합리주의’와 ‘동고’에 대하여 가장 적절한 목회철학을 제시해 주고 있습니다. 

첫번째는, ‘이성’ 중심의 목회에서 ‘감성’ 중심의 목회로의 전환입니다.

인간이 이성적으로 생각한다는 사실을 통해서 자신의 존재를 인식하던 근대주의는 끝났습니다.  이성에 대한 무한한 신뢰와 낙관적 태도는 1, 2 세계대전을 계기로 무너져 버렸고 이성과 합리성 위에 구축된 모든 사회 구조와 작동 방식이 해체되었습니다. 포스트모던시대의 문화의 특징들은 이성적 논리보다 감성을 중요하게 여기고 나아가서 영성을 갈망합니다.

“첫째는, 포스트모던 피플은 영성을 갈망하고,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이성적 논리보다 감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경향을 보인다. (P. 18).

근대주의에 심취한 사람들은 이성으로 종교의 비합리성을 고발하고 더는 종교가 없는 시대, 과학에 따라 작동하는 사회에 살게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생각은 오판으로 끝났습니다. 목회 역시 이성이 아닌 영성이 이끌어가는 패러다임을 요구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이 시대는 지성이 이끌어가는 목회가 아니라 영성이 이끌어가는 목회 패러다임을 요구한다. (P. 27).

두번째는, 타인의 고통에 대한 ‘동고(Mitleid)’로서의 목회입니다.

포스트모던 시대의 사람은 획일성보다는 다양성 안에서의 통일성을 선호합니다. 자연스럽게 위대한 리더는 자신과 다른 사람의 감정 주파수를 맞출 있는 사람이어야 하고, 따뜻한 감성을 지닌 ‘팀 빌더(TEAM BUILDER)’형 사람입니다. 

쇼펜하우어의 영향을 받은 헤르만 헤세의 ‘동방 순례’ 책에서 소개된 ‘레오의 이야기’에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레오는 순례자들의 허드렛일이나 식사 준비를 돕는 사람으로서 또한 지친  순례자들을 위해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입니다. 그러던 어느 갑자기 그가 사라져 버렸습니다. 그러자 피곤에 지친 순례자들 사이에 싸움이 잦아졌습니다. 그때서야 비로소 사람들은 레오의 소중함을 깨닫고, 그가 순례자들의 진정한 리더였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목회자의 능력이 탁월할지라도 혼자서는 목회할 없습니다. 신자들과 함께 일을 이뤄야 합니다. 목회자는 신자들의 마음을 하나로 묶어 하나님께서 교회 공동체에 주신 비전을 향해 나아가도록 힘써야 합니다.

박은미 교수는 ‘동고(Mitleid)’라는 단어를 이해시키기 위하여 다음과 같은 설명을 달아놓았습니다.

“독일어 단어 Mitleid’는 동정, 연민, 동고로 번역할 있다. 쇼펜하우어가 Mitleid’로 전하고자 하는 의미는 아가페적인 사랑이다. 가장 아가페적인 것이 동고이기에 동고하는 번역어를 선택했다. (P. 36).

개체화의 원리를 극복하고 동고 하자는 쇼펜하우어의 주장은 고통받는 인간이 남과 더불어 가능성을 제시해주었다면, 최동규 교수는 아가페적인 사랑을 통해 고통받는 현대인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감싸줄 있는 목회자가 필요한 시대라고 말합니다.

이성주의가 기독교에 미친 영향을 우리는 간과 수는 없을 것입니다. 반면에 반합리주의 입장에서 의지의 표상으로서의 생철학을 우리에게 던진 쇼펜하우어의 공로도 인정받아야 것입니다.

포스트모더니즘의 시대 그리고 코로나 바이러스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감성이 터치되는 교회’ ‘아가페 사랑으로 동고하는 교회’ 세워가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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