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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두막 (5분에 책 두권 막 읽어주는 목사) Reading Pastor

https://www.youtube.com/watch?v=rocIJRyVYM8 오두막 106번째 이야기 - '고 김남주시인을 위한 춤, 하나님을 위한 춤' ( Shall We Dance?) 오늘 소개하는 일반서적은 황지우 시인의 '어느 날 나는 흐린 주점에 앉아 있을 거다'이고, 신앙서적으로는 헨리 나우웬의 '춤추시는 하나님'입니다. 먼저 소개하는 황지우시인의 시집은 과거 철학을 공부하던 대학원시절, 술냄새를 맡지 않고서는 철학강의를 들을 수 없었던 우이동 골짜기로 저를 강제소환시키고 말았습니다. 신학도에서 철학도로의 신분이동은 단지 전공이동만 있었던 것이 아니라 생각의 출발점이 바뀌고 또 사고의 종착지도 바뀌다보니 사실 하나님의 존재도 인간의 실존 뒤로 강제소환시켜 버렸던 시절이었습니다. 특별히 저는 황지우시인의 책을 읽으면서 '고독' 그리고 '죽음'이라는 두 단어를 떠오르게 하는 글들을 가슴으로 받아들였습니다. "어느 날 나는 흐린 주점에 혼자 앉아 있을 것이다. 완전히 늙어서 편안하게 가죽부대를 걸치고 등뒤로 시끄러운 잡담을 담담하게 들어주면서... 문제는 그런 아름더운 폐인을 내 자신이 견딜 수 있는가 이리라." (pp.82-83) "나이든 남자가 혼자 밥 먹을 때 울컥, 하고 올라오는 것이 있다... 양푼의 식은 밥을 놓고 동생과 눈흘기며 숟갈 싸움하던 그 어린 것이 올라와, 갑자기 목메게 한 것이다.... 이 세상 모든 찬밥에 붙은 더운 목숨이여 이 세상에서 혼자 밥 먹는 자들... 나는 어찌 이리 눈물겨운가." (p.50) 반면에 저는 황지우시인의 책에서 '고독과 죽음'을 승화시키는 '넋풀이 춤 한벌'을 발견하고 느끼면서 '춤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녀의 얼굴, 오싹하니 영전 같다. 강혜숙은 죽은 시인 (김남주시인)의 아내를 오래오래 껴안고 있었다... 노제가 끝나가는 전남대 교정은 서서히 침전하는 수몰지구처럼 가라 앉아갔다. 죽음은 모든 사람을 딱 한번 주인공으로 만들지만 한 사람이 빠져나갈 때마다 영정 속에 들어 있는, 웃고 있는 생은 물고기를 담은 비닐 봉지처럼 언제 터질지 모를 막 안에서 웃었을 뿐이다. 강혜숙, 드디어 미친년처럼 날뛰고 흰 무명천을 가르고 시멘트 바닥에 나뒹굴고... 아, 그 더운 체온이 순수한 허공을 육체로 만들었다. 미망인에게서 빌려온 체온을 곧 땅속에 떨어질 자에게 마지막으로 덮어주는 그 춤의 옷 한 벌!" 오두막의 Catchphrase 처럼 '일반서적'에 대한 '신앙서적'을 소개합니다. 예일대교수 자리를 박차고 나와 중남미의 판자촌에서 가난한 작은예수로 섬기고 그러다가 다시 정신 박약 장애인공동체인 Daybreak 에서 사역하다가 1996년 9월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난 헨리 나우웬의 '춤추는 하나님'입니다. 제가 이 책을 선택하게 된 동기는 위의 시집에 대한 세상질문에 신앙적으로 잘 대답해 줄 책이었기 때문입니다. 특별히 '고독과 죽음' 그리고 '춤'에 대하여 대답을 줄 이만한 책이 또 있을까 생각되어집니다. 우선 책제목이 '춤추는 하나님'입니다. 좀더 정확한 영어제목은 Turn My Mourning into Dancing 입니다. 제가 임의대로 번역하면 이렇지 않을까요. '나의 슬픔을 춤으로 바꾸다!' 그렇습니다. 헨리 나우웬은 고독한 사람이었습니다. 좀더 정확하게 평생 고통의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는 정신박약 장애인 공동체에 들어가면서부터 자신의 책 제목처럼 '슬픔이,고독이, 고통이 그리고 죽음의 두려움까지도 하나님의 춤'으로 바뀌게 되는 것을 경험하게 됩니다. "내가 주임 신부로 섬기고 있는 장애인 사역 공동체인 데이브레이크에 처음 올 무렵 나는 개인적으로 심한 몸살을 앓고 있었다... 그러다 데이브레이크에 와서 나는 이곳에 사는 정신 장애인과 신체 장애인의 극심한 고통을 보았다. 그러면서 내 고통이라는 문제가 점차 새로운 시각으로 보였다." (pp.14-15) "나의 슬픔을 변하여 춤이 되게 하시며" (시편 30:11) 그러면서 헨리 나우웬은 '슬픔이 춤으로' 변하기 위해서 몇가지 길을 제안하지만 저는 그중에서도 From Holding Tight to Letting Go 부분이 참 좋았습니다. "지난 몇년 간 나는 그네 타기 곡예를 즐겨 보았다... 상대방이 나를 잡으려면 일단 놓아야 한다. 허공에 용감히 뛰어들어야 한다.... 우리는 내려놓을 때 받는다. 위대한 역설이다." (pp.40-41) "움켜쥡에서 내려놓음으로 옮겨 갈 때 맞닥뜨리는 큰 장애물은 두려움이다." (p.51) "이 이동은 기도를 통해 일어난다... 기도를 통해서만 우리는 다른 목소리를 들을 수 있고, 더 큰 가능성에 응답할 수 있으며, 명령하고 통제하려는 욕구에서 벗어나는 길을 찾을 수 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움켜쥐었던 두려움, 고통, 슬픔, 심지어 죽음 까지도 내려 놓으면 하나님께서 슬픔을 춤으로 바꾸어 주심을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잘 안됩니다. 왜 그럴까요? 헨리 나우웬이 잘 아는 신부님의 이야기가 이러합니다. "나는 내 일에 늘 방해물이 끊이지 않는다고 항상 불평했습니다. 그러다 그 방해물이 바로 내 일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지요." (p.23) "내가 하바드 신학부에서 영성과목을 가르칠 때 학생들은 따로 내게 더 신실하게 기도하며 살고 싶다고 했다... (그러나) 한없이 망설여지는 마음을 인정하는 학생들도 있었다. "저는 이 강좌가 두렵습니다." 하고 말한 학생도 있다. 그는 그리스도께 자신을 열어 드리면 '스레기' 내보이는 법을 배우고, 그 쓰레기를 치우고, 새로 창조된 공간에서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등 여러 불편이 따른다는 것을 알았다."... "영적인 사람이 되고 싶지만 사양하겠습니다." 헨리 나우웬도 언급하지만 저 역시 철학자 스피노자의 이야기가 떠오릅니다. "우리에게는 빈 공간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 것 같다. 철학자 스피노자는 그것을 '공간공포'라 표현했다." 오늘 오두막이야기도 글이 꽤 길어졌네요. 죄송합니다. 아무쪼록 이 두 책을 통해 '슬픔,고독,죽음'을 이길 수 있는 '춤' 한번 배워보시면 어떠시겠어요? 김남주시인을 위한 넋풀이 춤처럼 '혼자' 추는 춤도 괜찮겠지만.... 이왕이면 하나님과 '함께' 추는 춤을 배워보면 어떨까요? 좀 오래된 영화중에 '리챠드 기어'가 주연한 영화제목이 떠오릅니다. Shall We Dance? 오늘 바로 고통중에 있는 우리에게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손을 내미시면서 이렇게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Shall We Dance?"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80 오두막 124번째 이야기 - 일반서적은 장기하의 '상관없는 거 아닌가?'이고, 신앙서적은 조나단 에드워즈의 '점검'입니다. 전우철 2020.11.27 221
179 '파스칼과 죠나단 에드워즈' - 팡세 (블레즈 파스칼) / 놀라운 부흥과 회심 이야기 (죠나단 에드워즈) 전우철 2020.07.17 220
178 '만족' - 나는 둔감하게 살기로 했다 (와다나베 준이치) / '단기선교에서 배우는 하나님' (전희근) [2] 전우철 2020.04.02 213
177 'The Radical Disciple 함께 있는 것이 보냄을 받는 것 보다 더 우선순위입니다' - 1cm+ (김은주) 1cm다이빙 (태수 문정) / 제자도 (윤석길) 제자도 (존 스토트) 전우철 2020.06.17 211
176 '마지막때,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 백만장자의 마지막 질문 (김용규), 잊혀진 질문 (차동엽) / 친절한 계시록 (정은일) 전우철 2020.06.11 211
175 'POLITEIA 국가란 무엇인가?' - 국가론 (플라톤) / 뭐야, 예수 믿는다구? (이정근) 전우철 2020.06.03 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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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3 오두막 102번째 이야기 -일반서적은 박웅현 작가의 '여덟 단어'이고, 신앙서적은 윌리엄스틸 목사의 '목사의 길'입니다. 전우철 2020.10.02 207
172 'Undertaker 장의사'' - 사피엔스 (유발 하라리) / 신을 죽이려는 사람들 (존 레녹스) 전우철 2020.06.12 196
171 오두막 133번째 이야기 - 일반서적은 황동규의 '오늘 하루만이라도'이고, 신앙서적은 헬무트 틸리케의'현실과 믿음 사이' 입니다. 전우철 2020.12.22 192
170 'Sink Hole 한국교회에 싱크홀이 생겼습니다' - 이교에 물든 기독교 (프랭크 바이올라/조지 바나) / 미셔널 처치 (최동규) 전우철 2020.05.15 191
169 오두막 188번째 이야기 – 일반서적은 존 밀턴의 '실락원'이고, 신앙 서적은 존 비비어의 '순종'입니다. 전우철 2023.08.11 190
168 'Transformation의 크기는, Information의 크기에 달려있다' - 뉴스의 시대 (알랭 드 보통) / 말씀묵상과 예수님을 닮아가는 삶 (강준민) 전우철 2020.05.05 179
167 오두막 186번째 이야기 – 일반 서적은 케런 리날디의 ‘나는 파도에서 넘어지며 인생을 배웠다’ 이고, 신앙 서적은 존 오트보그의 ‘물 위를 걸으려면 단순하게 믿으라’ 입니다. 전우철 2023.08.11 177
166 'Logo-Therapy 로고 테라피 vs 로고스 테라피' -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 (빅터 브랭클) / 약함이 길이다 (제임스 패커) 전우철 2020.07.24 176
165 '세속공간을 변화시키는 것' - 신인류와 문화콘텐츠 그리고 대중문화 (이길용) / 이머징 교회 (에디깁스/라이언볼저) 전우철 2020.05.04 175
164 '기다림' - 사람사전 (정철) / 열 두 예언자의 영성 (차준희) 전우철 2020.05.22 173
163 '남북통일을 위한 기도'' - 나쁜 사마리아인들(장하준)/대천덕신부의 통일을 위한 코이노니아'(대천덕) 전우철 2020.05.12 173
162 '죽음' - 어떻게 살 것인가 (유시민) / 따미탕 (전영규) 전우철 2020.03.27 172
161 'The Book 내 인생의 책' -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 (존 그린) / 삶을 위한 신학 (앨리스터 맥그래스) [2] 전우철 2020.05.07 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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