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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두막 (5분에 책 두권 막 읽어주는 목사) Reading Pastor

오두막 124번째 이야기 - '사막 한가운데서의 자기점검' (Joshua Tree National Park)
오늘 소개하는 일반서적은 장기하의 '상관없는 거 아닌가?'이고, 신앙서적은 조나단 에드워즈의 '점검'입니다.
먼저 제가 ‘상관없는 거 아닌가?’라는 책을 정한 이유가 4가지입니다.
첫째, 저는 개인적으로 ‘장기하와 얼굴들’ 밴드팀의 노래를 참 좋아합니다.
좀더 솔직히 말하면 서울대출신답데 자기만의 철학을 가지고 독특한 창법으로 음악활동하는 장기하씨를 너무 좋아하는데 특별히 자신이 작곡 작사한 노래에서 ‘한국어’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노랫가사를 아름답게 쓰는 부분때문입니다.
“거칠게 요약하자면, 영어 가사의 전통인 라임이 힙합이라는 한 장르를 타고 우리나라에 상륙했고, 이제는 모든 우리말 가사에 퍼저나가고 있으며, 그 결과로 우리말 가사의 구조가 점점 더 영어를 닮아가고 있는 것이다… 가사는 마음의 표현이지 않나, 마음이 말이 되고, 말이 음악이 되고, 그 음악이 다시 마음에 가닿는다. 일상생활에서 늘 사용하는 자연스러운 말에 담딘 운율을 고스란히 가사에 담으면 그 과정은 물 흐르듯 부드러워진다.” (pp.165-168)
두번째, 저는 장기하씨의 글과 책에 관한 자기철학을 너무 좋아합니다.
예전에 힐링캠프에서 자신이 왜 서울대 사회학과에 가게 된 이유를 말한 적이 있는데 그 때 그 내용이 제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았습니다. 대충 이러한 이야기였습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친구와 토론을 벌이다가 ‘돈이면 안되는 것이 없다’고 주장하는 친구에게 ‘그것은 말이 안된다’며 반대하다가 결국 그런 생각을 갖게 한 ‘사회가 문제다’라고 생각하고 사회학을 선택했다는 것입니다.
그런 그의 철학에서 나오는 노래 가사들이 자본주의에 찌든 우리의 모습을 ‘싸구려 커피’ 가사처럼 적나라하게 지적하고 있지 않습니까?
“싸구려 커피를 마신다 미지근해 적잖이 속이 쓰려온다 눅눅한 비닐장판에 발바닥이 쩍 달라붙었다 떨어진다 이제는 아무렇지 안어 바퀴벌레 한 마리쯤 슥 지나가도…”
좀더 이 부분을 이야기하자면 장기하씨의 할아버지는 종로서적의 회장이셨던 고 장하구씨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그는 책을 읽고, 글을 쓰는 부분에 있어서 분명한 철학을 가지고 있습니다.
“나는 책을 잘 못 읽는다…. 사실 나는 책 읽는 것을 좋아한다…. 맞다. 상관없다.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은 애초에 다르기 때문이다.” (pp.9-10)
세번째, 장기하씨는 자기의 생각뿐만아니라 인생에 있어서도 ‘자기점검’이라는 시간을 통해 이전의 음악보다 더 멋진 음악세계를 펼쳐 줄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하는 점이 참 좋습니다.
그렇습니다. 장기하씨는 자기 음악인생 20년의 생활을 ‘장기하와 얼굴들’ 밴드를 해체하고 홀로 1년동안 ‘자기점검’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러면서 위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책을 읽는 것은 잘 못한다’ 하더라도 ‘책을 좋아하는 것’과는 상관이 없는 것처럼, 자신의 인생에서 많은 영역에서 ‘상관이 없는 것들’에 관하여 너무 신경 쓰고 있는 자기자신을 발견하고 이제는 그런 고민으로부터 해방되기로 결정합니다.
“어쨌든 분명한 건 내가 아무래도 상관없는 일에 대해 지나치게 신경써왔고, 또 그게 아무래도 상관없다고 인정하고 나니 마음이 훨씬 편해졌다는 것이다. 그런데, 가만 보니 내 삶에 이런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나도 모르게 골칫거리로 이런 삼아 씨름하게 되는 문제들 중 아무래도 상관없는 것들이 상당히 많다. 거의 모든 게 그런 것 같기도 하다.” (p.11)
이제 그가 쓴 재미있는 ‘상관없는데 신경 썼던 이야기들’을 몇편 소개하고자 합니다.
“술을 마시면 더욱 솔직하고 진실된 대화를 할 수 있다는 얘기인데, 나는 그다지 동의하지 않는다… 뇌에서 술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 곳 중 하나가 자기 억제를 관장하는 부위라고 하니… 하지만 그런 식으로 밝히는 마음이 더 진실된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p.26)
“집착을 버리는 게 바람직하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지만, 사실 무언가를 많이 좋아할 수 있다는 건 아무튼 행복한 일 아닌가.” (p.46)
“’기분 탓이야’ 표현이 널리 쓰이고 있다는 것은, 아마도 많은 이들이 이 ‘기분’을 좀 하찮게 여기고 있다는 뜻일 터다. 하지만 나는 ‘기분’만큼 믿을 만한 것도 없다고 생각한다.” (p.52)
“작정하고 휴일을 만들어 쉬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경험해봤을 것이다. 모르는 사이에 뭐라도 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는 것 말이다. 사실 엄밀히 말하면 진정한 의미에서 아무것도 안 하는 방법은 죽는 것뿐일 테다.” (p.58)
“나는 나 스스로에게 불필요한 무언가를 취하지 않고 살아가고 있다는 것에 대해 만족감을 느낀다.” (p.79)
“뭔가를 확실히 못하면 때로는 그것이 인생에 도움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p.132)
“새로운 음악을 만드는 일이라면 다르다. 연주가 서툴거나 노래를 잘 못하거나 화음에 대한 지식이 일천한 사람이라 해도 창작에 있어서는 결코 불리하다고 단정할 수 없고, 심지어 방향을 잘 잡는다면 자신의 단점을 장점으로까지 둔갑시킬 수 있다.” (p.173)
우와~ 정말 멋진 장기하가 아닙니까?
자신의 인생을 세상의 관점이나 상식이나 관습에 휘둘리지 않고 당당하게 ‘상관없는 거 아닌가?’ 하면서 자신의 철학대로 생각하고 살아가는 모습이 멋집니다.
네번째, 특별히 제가 장기하씨로부터 감동을 받았던 부분은 ‘사막에서 혼자’라는 제목의 글입니다.
그는 장기하와 얼굴들의 마지막 앨범을 녹음하기 위해 캘리포니아에 위치한Joshua Tree National Park’에 찾아가서 ‘혼자’라는 키워드의 곡을 녹음하게 됩니다.
“내 곁에 사람이라고는 단 한명도 없었지만 그 어떤 외로움도 느끼지 못했던 그날 밤의 기분이 말이다…. 혼자라는 기분으로 만든 노래들이 나를 사막으로 이끌어주었다. 사막에서 혼자 보낸 밤은 내게 형용하기 어려운 충만함을 선물해주었다. 그리고 그날 밤에 대한 기억은 오늘, 내가 사람들과 함께 잘 살아갈 수 있도록 어깨를 다독여주고 있다.” (P.203)
위의 글로만으로는 장기하씨가 갖는 흥분과 환희와 힘을 이해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제 개인적인 이야기를 좀 보태면, 지난 5월 아들 겨레가 목사안수를 받을 때 LA를 방문하였습니다. 그리고 우리 부부는 아들과 며느리의 플랜에 동승해서 바로 장기하씨가 ‘그 고독하지만 아름다운 사막’인 JOSHUA TREE NATIONAL PARK에 갔었습니다.
정말 낮에 볼품 없는 황량한 사막인데 그 한 가운데서 ‘왜 아이들이 우리들을 이곳에 데리고 왔지’라는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일몰이 시작되면서 드리워내려지는 석양의 색깔이 사막의 돌무덤과 환상을 이루고… 특별히 밤에 하늘에서 쏟아지기 시작하는 별폭탄들로 인하여 평생 잊을 수 없는 ‘힘 동무’를 얻어 돌아왔던 추억이 있습니다.
특별히 하나님께서는 그 아름다운 사막과 돌과 별을 보게 하실 뿐만아니라 그 사막에서 모세를 생각하게 하시고, 엘리야를 생각나게 하시고, 예수님을 생각나게 하시면서 지난 54년의 인생을 돌아보게 하셨습니다.
그 '사막 한 가운데서' 나의 인생을 '점검' 하게 하셨습니다.
장기하씨의 책에 신앙서적으로 잘 대답해 주는 책이 있습니다.
바로 조나단 에드워즈의 ‘점검’이라는 책으로서 영어제목은 SELF EXAMINATION AND RESOLUTIONS’입니다.
이 책의 편집자 서문에 보면 이러한 글이 있습니다.
“건강을 지키려는 사람들은 자기 몸을 점검하고 단련합니다. 문제가 생기면 바로 처방을 받고 피료합니다. 몸의 건강도 그러할진대, 영혼의 건강은 어떠한가요? 우리의 영혼은 어떤 상태에 있는지 점검해 보셨나요?”(p.4)
그렇습니다. 이 책은 조나단 에드워즈가 남긴 자기 점검에 관한 설교와 점검문을 모아 편집을 하였습니다.
특별히 본문에서 뽑아 낸 점검 사항들을 체크표로 만들어 적용할 수 있도록 하였고, 또한 조나단 에드워즈의 70가지의 결심문을 수록하였는데 정말 매일매일 이 결심문을 읽으면서 살아갈 수만 있다면 위에서 소개한 장기하씨의 철학처럼 ‘상관없는 것’들에 의하여 더이상 휘둘리지 않고 내 인생을 창조하시고 순간순간 ‘상관있게 하시는’ 하나님의 철학으로 크리스챤의 인생을 살게 될 것입니다.
조나단 에드워즈의 책 내용을 만약에 한마디로 설명할 수 있는 문장을 소개하라고 한다면 시편 139편을 인용한 글일 것입니다.
“다윗이 구한 은혜는 하나님께서 자신을 살펴주시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하나님이여 나를 살피사 내 마음을 아시며 나를 시험하사 내 뜻을 아옵소서’라고 기도했습니다.
이 책의 많은 부분들을 읽어 내려갈 수 있겠지만, 조나단 에드워즈의 ‘점검표’와 ‘결심문’만 읽고 매일매일 ‘자기 점검’해 가는 삶을 살게 된다면, 분명히 장기하씨가 자기인생 20년을 중단하고 ‘사막 한가운데서 점검의 시간’을 가졌던 것 보다 훨씬 즐거운 인생을 살아가기라 확신합니다.
 
 
 
 
 
 
 
Yong Ho Na, 황의정, 외 22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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